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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후기

by 오로고 2025. 3. 17.

일주일간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후기
일주일간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후기

현대 생활에서 과연 쓰레기 없이 산다는 일이 가능할까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입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무심코 매일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을 직접 체감해 보고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일주일간 제로 웨이스트 생활에 도전해 봤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나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까지 모든 쓰레기를 최소화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은 일주일이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그 가운데서 소소한 성공 그리고 일상의 작은 변화들까지 저의 7일간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를 공유합니다.


사전 준비와 첫날의 충격

도전을 시작하기 전, 일주일간 필요할 물품들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이 도전을 위해 따로 구매한 물품은 없습니다. 다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입니다. 천 가방과 여러 개의 천 주머니, 장바구니, 개인 텀블러, 스테인리스 빨대, 고체 샴푸와 비누, 대나무칫솔 등 기본적인 제로 웨이스트 키트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전을 시작한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졌습니다.

출근길에 습관적으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주문하다가 텀블러를 미처 전달하지 못해 일회용 컵에다 커피를 받았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간식을 같이 먹기 위해 회사동료가 건넨 일회용 포크를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를 열었을 때 대부분의 식품이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재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첫날부터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는 대실패였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일회용품과 포장재에 의존하는지 그리고 무의식적인 소비 습관에 얼마나 무관심했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내가 만든 모든 쓰레기를 분리해서 모아 보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일주일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는지 정확히 알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분류는 나중에 새로운 다짐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식생활의 변화

도전 3일 차부터는 식생활에 본격적인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재래시장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천 주머니에 건어물과 견과류를 담아 오고, 비닐 없이 채소와 과일도 구매했습니다. 처음에는 비닐봉지에 넣지 말라고 하고 천주머니를 꺼내는 것부터 어색했지만, 대부분의 상인분들이 오히려 응원해 주셔서 은근히 뿌듯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간편식이나 배달식을 완전히 끊는 일이었습니다. 바쁜 시간 속에서 도시락을 매일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전 4일 차부터는 일주일 식단을 미리 짜고, 일주일치의 음식을 미리 준비해 두는 식으로 적응해 나갔습니다. 이 방식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절약되고, 훨씬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아마 제일 큰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버리는 채소 껍질이나 자투리를 육수를 만드는 데 사용했습니다. 남은 음식은 베란다에 따로 마련해 둔 퇴비통에 넣고 EM발효촉진제를 넣어 퇴비로 만들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식재료의 최대한 덜 버리는 방법으로 요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 만든 변화

도전 5일 차가 되자 제로 웨이스트 생활이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외출 전에 '제로 웨이스트 키트'를 챙기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불필요한 것을 거절하는 용기도 전보다 좀 나아졌습니다. 카페에서 빨대와 일회용 컵을 거절하고 택배 포장재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름 연구하고, 모바일로 영수증을 받는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개인위생 용품을 바꾸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액체 샴푸와 바디워시 대신 고체 비누를 사용하니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어졌고, 대나무 칫솔과 천연 치약으로 바꾸니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면 생리대와 생리컵 같은 제품들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소비 습관이었습니다.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구매 전에 항상 "이거 정말 필요해?"라고 자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소비를 해왔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유하기보다는 경험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양보다는 질에 가치를 두는 방법으로 마인드셋의 전환해 나갈 예정입니다.


일주일간의 도전이 끝난 후, 비록 100% 쓰레기를 없애는 데는 실패했지만 평소보다 70% 이상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직 제 삶은 제로 웨이스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도전은 힘들었지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나의 모든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고, 편리함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가치를 두게 되었습니다. 식비 절감이나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되었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도 어느 정도 생겼습니다.

일주일간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은 끝났지만, 환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는 나만의 방식으로 계속할 예정입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